어떤 진수성찬을
임전택
여기저기 떠도는 내 시로 나물을 무치자
파전은 멋대로 생겨야 제맛이니 습작한 것 한 웅큼
계륵 같은 것들은 감초로 사용하고
묵밥같이 써보겠다던 그것도 필요해
얼룩진 시간이 밴 것들은 막걸리를 담가야지
술친구가 없으면 어떠리
신춘문예에 낙방한 녀석들을 밤 새워 위로해도 좋은 것을
아참, 짭짤한 누구한테 선물 하려다 깜빡한 것은 간장이지
이정도면 괜찮치?
부르자 불러!
마시자, 마셔!
세상 시가 흰백이 될 때까지 밤을 지새자
술이 떨어지면 시를 마시자
안주가 떨어지면 시를 먹자
둘 다 떨어지면
내가 시가되어 나를 마시고 먹어버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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