【 넝마 노인 】
내 사는 삶, 내 수레에는
사람은 누구도 나는 태울 수 없다오
할망구조차도 타지않으려 한다오
오가도 않는 자식은 타라하고프오만...
탈 수 있는 객은 이 분뿐이라오
쉬-잇!
그런데 행여 그 손님한테 뭐라 마소
할멈과 내 명줄을 꽉 쥔 갑이라오, 갑...
비가오나 눈이오나
내도 타보지 못한 여기에
짬밥박스조각마저도 귀히 모셔야 할...
그저 내 지쳐 쓰러질 그날까지 말이오
그렇지만 나도 꿈은 있다오
내 곧, 저 속편한 세상에가면
꽃가마 수레에 할멈을 태울 거라오
가마꾼도 사서 말이오
이 버려진 과일은 할망구 선물이라오
그래도 대목이라 좋다오
*청동 임전택 '삶의 자연을 그리다' 중에
'02 임전택 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소넷 154편 중 제 1편 (2) | 2024.09.10 |
---|---|
객관적 관상물의 오류 (0) | 2024.09.08 |
귀 (0) | 2024.09.06 |
유실물 센터에 가야하나 (0) | 2024.09.05 |
발가락이 필요했지만 구할 수 없었다 (0) | 2024.09.04 |